성지순례 1~2일차
2015년 4월,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홈피에 흔적을 남겨서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추억을, 다녀오실 분들에게는 준비와 기대를, 다른 분들에게는 은혜와 경험을 함께 나누기 원합니다.
성지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사진만 올리는 것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일 수도 있기에, 적절한 설명과 안내에 좀 더 관심을 두고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성지순례 개요
날자: 2015년 4월 7일(화)~18일(금)-11박12일
주요순례지: 요르단, 에돔지역, 사해, 브엘세바, 예루살렘, 세겜, 갈릴리, 가이사랴빌립보, 텔아비브 등
참석자: 배기선 원미연 한기숙 정동준 이혜봉 김금자 엄인경(7명) (+부평제일교회 8명)
경비: 1인당 약 320만원
제1일 인천공항~베들레헴
인천공항~ 텔아비브까지 대항항공 직항으로 12시간 정도 걸려서 저녁9시에 공항도착, 바로 베들레헴의 인터콘티넨탈로 이동합니다. 이 지역의 오래된 자시르 궁을 개조한 호텔인데, 대한민국 성지순례자들의 단골 숙소입니다.
제2일 요르단(느보산, 마다바, 마케루스)
느보산
첫 순례지는 모세의 마지막 발자취가 새겨진 느보산입니다. 느보산은 국경 너머 요르단에 있습니다. 순례객을 태운 버스는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의 기드론 계곡을 거쳐, 유대광야의 가파른 골짜기를 끝없이 내려가서 여리고 근처 알렌비 국경에 도착합니다.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 만난 사람의 흔적이 저기 어딘가에 있을듯 합니다. 예루살렘은 해발 800m에 위치하지만 사해는 해수면 하 400m정도 되니, 대관령에서 강릉을 내려가서 그 절반정도를 더 내려가는 셈입니다. 국경 근처 요단강 가에서 몇 마리 낙타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 요단 계곡에서 다시 해발 700m 고지까지 올라간 곳에 느보산이 있습니다. 기나긴 광야의 행진을 통해 약속의 땅이 보이는 곳까지 행진 해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곳에 잠시 머물면서 가나안 입성을 준비했습니다. 모세는 이곳 느보산에서 약속의 땅을 멀리 바라보고 죽어 장사되었고, 산 꼭대기에는 기념 예배당에 세워져 있습니다.
느보산에서는 예루살렘과 가나안 땅은 지척이지만, 중동지역에 해마다 4~5월이면 불어오는 아라비아 광야의 함씬(모래바람) 때문에 시야기 좋지 않습니다. 멀리 능선이 예루살렘이고, 아래 낮은 지역이 사해바다입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세웠던 놋 뱀의 형상과, 연자맷돌, 그 아래 골짜기, 기념관 등을 둘러봅니다.
마다바
느보산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마다바’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1860년대에 요르단 카락 지역에 거주하던 그리스도인들이 회교도로부터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당시 이 지역의 지배자였던 오스만제국의 술탄에게 새로운 거주지를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술탄은 마다바를 지정해 주었습니다. 마다바는 오래된 기독교 도시였지만 7세기경의 큰 지진 이후 폐허로 남아있던 곳이었습니다. 대부분 이슬교도였던 지역 특성상 예배당을 짖는 것에는 제한을 두었는데, 예전의 교회 터에만 건축을 허락했습니다. 수천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이 도시를 재건하면서 몇 개의 예배당 터를 찾아내었는데, 그중에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고대의 세계 지도를 모자이크로 만들어 놓은 소중한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지도를 본당 바닥으로 하여 세운 교회가 성 조지 교회입니다.
마다바는 ‘모자이크의 도시’라고도 불립니다. 관광 상품도 모자이크와 관련된 것이 많습니다.
마케루스
세례요한의 순교지 마케루스로 이동합니다. 이곳은 사해 동쪽지역 험준한 곳에 지어진 요새인데, 헤롯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언덕 꼭대기에는 두개의 기둥이 옛 요새의 흔적을 상징하고, 멀리 사해 바다가, 그 너머에는 이두메 지역이 아스라히 보입니다.
와디 무집
이제 멀리 남쪽 페트라를 향해 가는 길에 와디 무집에 잠시 멈춥니다. 그랜드캐년과 같이 광야를 깊숙히 파고 든 무집 강에 요르단에서 제일 큰 댐이 건설되어 있습니다. 이 강을 건너면 옛 모압지역입니다. 와디 무집은 구약성경에 아르논 강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민수기에는 이곳을 배경으로 한 여호수아의 정복전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파른 무집 댐을 우회해서, 고대 바위도시 페트라를 향해 계속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룻기의 나오미가 가뭄을 피해서 이주해 올 만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옛 모압지역의 너른 들판이 계속됩니다. 갑자기 기사가 차를 세우더니, 귀한 것을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요르단 사람들도 쉽게 볼수 없다면 때마침 들판에 피어난 블랙 아이리스를 보여줍니다. 요르단의 나라꽃입니다.
몇 시간을 내려가는 길은 남쪽으로 갈수록 푸른 색은 없어지고 광야길로 변합니다. 이 길을 ‘왕의 대로’라고 부릅니다. 옛적 왕들과 정복자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길로 다녔습니다. 밤 늦게 페트라에 있는 파노라마 호텔에 도착합니다. 내일 날이 밝으면 창밖에 페트라지역의 그 유명한 바위산, 그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을 거라는 가이드의 장담을 귓전으로 들으며 늦은 저녁식사를 합니다.
지도로 본 첫날 행적
베들레헴 ~ 알렌비 국경 : 58Km
알렌비 국경 ~ 느보산 : 40Km
느보산 ~ 마다바 : 10Km
마다바 ~ 마케루스 : 34Km
마케루스 ~ 와디 무집 : 43Km
와디 무집 ~ 페트라 파노라마 호텔 : 208Km
첫날 이동거리 393Km
(비교: 많은물교회~ 통영케이블카 주차장 394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