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

요한복음 20장 19-20절(2019.4.21)

봄은 부활의 계절이다.
자연의 부활은 겨울과 차가움 속에서 싹틔웠기에 어느 시인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였다. 예수의 부활 역시 가장 큰 희생과 고통 가운데 준비되었고, 봄철의 부활절은 자연 뿐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다시 기지개를 펴는 달이다.

우리는 종종 ‘의심 많은 도마’라고 부르지만, 도마 한 사람만 예수의 부활을 의심한 것은 아니다. 예수께서 부활 후 다락방의 제자들을 찾아오셨을 때에 먼저 스스로 손과 발의 상처를 내보이셨던 것은, 상식과 경험에 매인 인간들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완고한지에 대한 반증이다. 도마는 제자들의 전언을 듣고는, ‘그’ 못자국을 나도 봐야겠다고 말했을 뿐, 그의 믿음 없는 것은 우리 연약한 인간을 대표한 것이다.

적어도 도마는 자신의 의심을 솔직히 말했다는 점에서 주님이 그를 다시 찾아오실만한 가치가 있었다. 예수는 오직 도마를 위해 다락방에 다시 찾아오셨다. 주님은 합리적 의심이나 질문을 꾸짖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것은 주님의 도우심을 힘입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아쉽게도 우리에게는 도마만큼의 기회조차 없다. 그러나 도마보다 칭찬 받을 기회가 주어진 것은, 보지 않고도, 그 손과 옆구리를 만져보지 않고서도 예수를 믿어야 하며, 그 좁은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인 점이다.

믿음이란 흔들리는 중에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신앙이란 경지는 혹 사도 바울이라면 가능할까, 우린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연약한 신앙을 가졌을 뿐이다. 그러나 그 의심의 다락방에서, 다른 사람들의 웃음과 자기들만의 공유한 경험들이 나를 더 아프게하는 시간마저도 인내함으로 견뎌낸다면, 그 한 사람 나를 위해 예수께서는 기꺼이 내 다락방에 방문해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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